미국주식 투자, 한국처럼 하면 안 되는 이유

한국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투자 정보들이 미국주식 시장에선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런지, 그리고 미국주식 투자에 꼭 필요한 마인드셋은 무엇인지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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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한국주식처럼 투자하면 안 되는 이유

국내 주식 투자에 익숙하신 분들이 미국주식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가장 당황하는 점이 있습니다. 바로, ‘너무나 익숙했던 정보들이 안 보인다’는 것인데요. 기관·외국인 수급 현황, 현재가 대비 큰 가격차가 있는 매수·매도 잔량, 어떤 증권사 창구에서 주문을 넣었는지 등등… 한국에선 당연한 듯 확인하던 정보들이 미국 시장에선 아예 보이지 않습니다.

네이버 주식 게시판이나 다음 카페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정보도 미국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정보에 익숙해진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죠.

왜 미국은 그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까?

미국은 물론, 많은 선진국들은 애초에 그런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지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MSCI는 한국이 아직 선진국 지수에 포함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기관·외국인 수급이나 증권사 창구 등의 정보 제공이 너무 많다는 점을 꼽기도 했습니다.

MSCI가 요구하는 조건 중에는 “이런 정보를 없애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죠. 즉, 그런 정보가 있다고 해서 수익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미국에선 기관투자자가 1억 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경우, 분기 종료 후 45일 이내에 13F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의무만 존재합니다. 그 외에는 ETF 일부를 제외하면 보유 내역이 매일 공개되지 않습니다.

호가 정보의 차이도 큽니다

한국에서는 모든 주식 주문이 한국거래소(KRX)에 집중되고, 전체 호가잔량과 세부 정보까지 일반 투자자에게 제공됩니다. 덕분에 투자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반대로 허수 주문이 판을 치거나 외국인이나 기관이 제도를 악용할 여지도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13개의 주요 거래소와 약 60여 개의 대체거래소(ATS)가 있어, 주문이 한 군데에 집중되지 않습니다. 일반 투자자는 기본적인 호가 정보만 제공받고, 전체 호가 정보는 비용을 지불한 전문 투자자들만 볼 수 있습니다.

이건 대규모 기관 투자자들이 주문을 넣을 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제도입니다. 결국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전체 호가를 몰라도 전혀 상관없다는 게 미국 시장의 기본 원칙입니다.

점점 개선되는 미국 주식 정보 접근성

다행히 최근에는 키움증권을 포함한 일부 한국 증권사들이 나스닥과 NYSE 산하 전자거래소의 호가 및 체결 정보를 취합해 무료로 실시간 제공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예전보다 미국 주식 투자 환경이 조금씩 친숙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국내주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은 기억하셔야 합니다.

커뮤니티 정보는 더 조심해야

국내 상장기업이 2000여 개에 달하지만, 실제로 증권사에서 분석 리포트를 제공하는 기업은 약 200개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포털 게시판, 커뮤니티, 유튜브, 리딩방 등에 의존하는데요, 문제는 이들 중 상당수가 전문성이 부족하거나, 아예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도 소규모 리서치 회사들이 있긴 하지만 영향력은 제한적이며, 월가에서 활동하는 약 2,500명의 애널리스트들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미국은 ‘누가 뭐래서’보다는 ‘팩트와 실적’ 중심의 투자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